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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보스 아이돌로 살아남기

야행성|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게이트에 휘말렸다.

갑자기 게이트에 휘말린 것도 억울한데, 던전의 보스라고 소개하는 미남자가 나에게 던전 보스 자리를 내주었다.

"너에게 이 세상을 바칠 수도 있다."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성대한 혼인이니 뭐니 하면서 사라져버렸다.

그 사이, 헌터들이 던전에 들이닥쳤다.
"이곳의 보스가 누구냐!"
이십 년 전 소년 만화에나 나올 것 같은 대사를 하고서.

그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살기를 뿜어내는 남자가 나에게 다가왔다.

헌터 랭킹 1위 설치수. 마치 이 세계의 주인공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는 조각같은 얼굴을 내게 들이밀었다.

"너는 반드시 내 손으로 죽일 거다."

남자의 손에 들린 총에서 총알이 연사되었다.



***

헉!

어떤 상황인지 파악할 수도 없는 와중에, 눈앞에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보스, 저 남자는 첩으로 들이실 건가요?]

뭔 말이야, 그게?

시스템 창이 음흉한 웃음소리를 내며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후후후, 전 보스가 간밤에 얼마나 뜨밤을 보냈는지 알아요.]

개소리하지 마, 인마! 난 어쩌다 보니 정신을 잃었던 것뿐이라고!

원망의 시선으로 옆에 누운 남자를 바라보았다. 저 놈의 꾀에 넘어갔다. 정상인인 척 하는 사이코패스라는 것을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그의 부드러운 살결이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였다.

난 지금 이 남자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는 거다. 화를 내고 있는 거다. 절대 남자의 부드러운 살결에 코피를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시선을 느낀 남자가 눈을 뜨고 매혹적인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보스, 나를 어떻게 할 셈이야?"

난 엄연히 헌터인데, 색욕적인 마왕에게 범해졌잖아.

뭐라는 거야. 이젠 정상인인 척 연기하지도 않는 거야? 이거 모함이야! 다 거짓말이라고!

하지만 남자는 내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날 남편으로 맞아줄 거지?"

남자의 말에 시스템 창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성좌들의 미천한 졸개 녀석이 감히 우리 보스의 남편 자리를 탐하다니! 너는 첩이 딱 적당합니다! 보스의 남편 자리는 그 분이 차지하실 거라고요!]

이윽고 성좌들의 반응 또한 연속적으로 눈 앞에 떠올랐다.

[성좌, '꿈결을 항해하는 선장'이 사윗감으로는 정상인 척하는 녀석이 그나마 낫다고 주장합니다.]

[성좌, '어둠을 연기하는 백합'이 그나마 나은 수준이 아니라며, 저 둘의 만남이 얼마나 극적이냐고 추켜세웁니다.]

[성좌, '은하수를 끌어안은 요정'이 무슨 소리냐며, 능글맞은 뇌섹남의 매력을 모르는 것들은 꺼지라고 욕설을 퍼붓습니다.]

성좌들도 순 미친놈들밖에 없다. 나를 다른 미친놈들과 엮어먹을 생각밖에 없는 미친놈들.

나는 거품을 입에 문 채 뒤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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