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분리된 머리가 성문에 걸린 후로 9년, 이름조차 붙지 않은 작은 산의 한 구석에서 차천화는 눈을 떴다.
귀비 차씨, 차천화.
그녀를 칭하는 말들은 수 없이 다양했으나 의미하는 바는 오직 한가지였다.
세상에 다신 없을 희대의 악녀.
갈 곳 없던 어린 그녀를 거둬준 가문을 멸문시키고, 황제를 꾀어내 수없이 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간 악귀와 같은 존재.
사실이었다.
목에 칼이 들어오는 순간까지도 살육을 즐겼다고 전해지는 세기의 악인.
그녀가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