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입에서 나온 이혼 소리에 벤디아의 눈이 느리게 끔뻑거렸다. 그도 그럴 게 벤디아 로즈는 자신만만했다. 후회물 특성상 여주가 이혼을 요구하면 그때부터 남주의 갱생과 사랑이 시작되니까. 그런데 이게 뭐야? 진짜 이혼한다고? 번뇌해야지! 집착해야지! 이건 말이 안 되잖아!
믿기지 않았으나 모든 것은 착착 진행되었다. 그렇다. 벤디아는 진짜로 이혼당한 것이었다.
나 후회물 여주 아니었어?
***
“나도 미련 없다 이거야. 보란 듯이 잘살 거라고!”
벤디아는 림스 영지로 내려왔다. 전남편에게 받은 맨션을 관리하며 받은 월세로 유유자적 갓물주로 살아 보나 싶었는데
“벽난로 언제 뚫어 줄 거냐고! 추워서 잠을 못 자겠잖아!”
한여름에 벽난로로 난리를 부리는 세입자가 있질 않나.
“주, 주인님, 묻을까요?”
일은 더럽게 못하는 수상한 관리인을 고용해 버리게 되질 않나.
이번엔 또 뭐? 내 맨션에서 살인이요? 미치고 팔짝 뛰는 상황에 골머리가 아파오던 그때. 한 남자가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