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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의 심장을 노려라

구름다리별|
노을이 찾아오는 시간에 칼을 들고 수련하는 것으로 마음의 평화를 찾는다.
지금은 이능을 칼끝에 두를 수 없으니 코어의 힘으로만 휘둘러야 한다.
금빛이 섞여있는 은빛의 머리카락이 휘날리고 아름다운 군무는 소리도 없이 칼날이 공기를 가르며 곡선을 그렸다.
잘려나간 나뭇가지는 레베카와 함께 공중에 부유하며 땅에 착지했다.
빛이 완전히 후퇴하자 칼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로 공간을 가득 채우고 칼끝에 희미한 빛이 맺혔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때 바스락
'쿵'하고 소리가 들렸다.
나는 천천히 눈을 뜨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칼을 커다란 인영 앞에 가까이 두었다.
처음 보는 사내는 몸을 털며 일어났다.
어둠 속에서도 초록색 눈동자가 선명하게 빛이 났다.
'미안. 너무 아름다워서 바라보다가 그만 담에서 떨어졌네.
칼은 치우지 이쁜이?'
'누구? 허락도 없이 남의 집 담을 넘었으면 신분을 밝혀야 하지?'
'난 옆집 사는 주인'
'그 옆집 사는 주인은 이름이 없어?'
'외모와 칼을 쓰는 폼을 귀족적인데 입은 골목대장이네?'
'하! 담 넘은 옆집 주인은 입이 쓰레기인 나에게 오늘 죽겠네'하며
들고 있던 칼을 좀 더 깊숙이 찔러 넣었다.
황급히 몸을 피하며
'워~워~칼도 없고 힘도 없는 사람에게 칼을 휘두르겠다고?'
'칼도 없고 힘도 없고 매너도 없는 너에게 못 휘두를 것도 없을 듯한데'
'미안~오늘은 이만 갈게. 담에 또 보자 이쁜이'
하고는 손을 흔들며 날쌔게 담 넘어 사라졌다.
눈을 감고 감각을 열고 수련하는 중에 옆집 남자의 기척을 내가 느끼지 못했다는 것은 고수가 틀임 없다.


violet087@naver.com
작품 회차(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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