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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공적은 육아만 하고 싶다

은람|
부인을 잃고 유일한 삶의 빛인 딸이 의문 모를 병을 앓아 절망하던 천운, 그에게 마도육가 중 하나인 진해백가가 접근한다. 알고 보니 부인이 진해백가의 직계였던 것. 진해백가의 데릴사위가 되어 딸이 앓는 천자공절맥을 치료하기 위해 가문과 마의의 개가 되어 살아간다. 그의 소망은 단 하나였다. 딸, 희연이 하루라도 아프지 않고 제 나이 또래처럼 맑게 웃는 걸 보고싶었다. 그의 간절한 소망이 하늘에 닿았는지 백천운은 우연히 천자공절맥을 고칠 수 있는 비급을 얻게 된다. 바로 초대 천마의 비급서, 천형(天形)을 말이다.

그러나 그의 운도 딱 거기까지였다. 그가 천형을 얻었다는 소식이 퍼지고, 천형의 특수성 때문인지 마교뿐 아니라 정사파 가리지 않고 비급을 노린다. 그의 목숨은 물론 딸까지 위험한 상황 속에 끝내 희연이 납치당한다. 진해백가에 도움을 청했지만, 그들은 딸이 납치당할 때 방치한 것도 모자라 백천운을 모르쇠하며 오히려 비급을 내놓으라 겁박한다. 유일하게 그에게 딸의 행방에 관한 실마리를 제공한 무림맹주. 그는 이번엔 무림맹의 개가 되어 온갖 더러운 일을 대신한다.
그러나 백천운이 딸을 다시 마주했을 땐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된 후였다.

타고나길 원체 약한 아이가 영약으로 간신히 생을 연명하고 있었다. 마지막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그는 가늠할 수조차 없었다. 그는 아이를 납치하고 죽인 이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정사마 가리지 않고 베고 또 베었다. 그 결과 어느덧 뇌마(雷魔)로 거듭난 백천운. 하지만 천형은 천자공절맥이 천자공신맥이 되어 탈마에 이르러야 했던 것. 애초에 천자공절맥이 아니고, 천자공신맥이 될 수 없었던 백천운은 한계를 직감하고 제 한 몸을 불살라 딸을 죽음에 이르게 했던 정사마 모든 이들을 처단한다.

'드디어 희연의 곁으로 가는구나.'

그런데 제 뺨을 찌르는 손가락이 느껴진다.
그리고 눈이 떠진다?
눈꺼풀을 드니 희연이 저를 웃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조화인지 그는 뇌마가 되기 10년 전, 비급을 얻기 전, 그리고 희연이 아직 살아있는 시절로 되돌아왔다.

다시 한번 얻게 된 기회.
희연의 맑은 눈동자를 마주한 백천운은 다짐했다.
이번에는 기필코 천자공절맥을 치료해 건강하게 장성한 아이를 보고 말겠다고.
작품 회차(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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