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현실이라고?’ 이토록 선명한, 구 년간의 기억이 하룻밤 꿈인 걸까? “나는…… 전쟁터에 있었어.” 이복 자매와 사촌들을 대신해 군인이 되었던 백작가의 사생아 란제. 그녀는 전장에서 목숨을 잃지만, 알 수 없는 기적으로 인해 열여섯 살로 회귀한다. * * * 기회가 주어졌다면 예전처럼 살 수는 없는 법. 새로운 인생을 꿈꾸던 란제는 파트너 레나르트를 떠올린다. ‘수도에는 선배가 있어.’ 이곳에서라도 그가 무사한 걸 두 눈으로 확인한다면 기분이 나아질 것 같다. ‘갑자기 찾아가서 알은체하면 미친 사람 취급하겠지만.’ 예전처럼 다락방에 얌전히 있는 건 그것보다 훨씬 싫은 일이다. ‘여비는 금고에서 슬쩍하면 되겠지.’ 란제가 가출을 결심하고 금고를 터는 순간. 새로운 진실이 드러나는데……. 과연 란제는 파트너를 되찾고, 정말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