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다른 계집을 품은 적이 있으십니까." "나를 이리 안달하게 할 수 있는 이가 또 있을 성 싶으냐."
"너는 어떠하냐. 다른 사내를 품은 적이 있느냐." "궁금하십니까. 그럼........직접 알아보십시오."
서로의 품었는가의 의미가 아주 달랐다는 것을 두 사람은 알지 못하였다. 그러나 그것이 다른 여인을 탐하였냐는 뜻이었든, 다른 사내에게 마음을 내어주었냐는 뜻이었든. 이어진 시간 속에서 그리 중요한 것은 못 되었다. 오래도록 서로에게 갈급하였던 두 사람에겐 그런 것 보다야, 조금이라도 더 맞닿고 조금이라도 더 서로의 온기를 느끼는 것이 더 시급한 일이었으니. 그런 사소한 차이 정도는 조금도 문제가 되지 못하였다. 어두운 밤, 늘 수다스럽던 뻐국이마저 숨죽여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