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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연검신

이도훈|
마교가 봉문을 깨고 중원을 덮친 지 삼 년.
후일을 도모한다는 이유로 명문정파는 아끼는 제자와 자제를 모두 숨겼다.
그리고 미끼가 되어 버려진 이들.
그중 홀로 살아남은 장무휘의 앞에 선 천마가 은은한 미소를 피워 올렸다.

“오래도 버텼군. 악만 남은 검객이여. 아니 팔이 없으니 이제 검객이라 부를 수도 없겠군.”
"닥…… 쳐라!"
“아직도 힘이 남아 있는가. 참으로 아깝구나. 아까워…… 때를 잘 만났으면 날개를 펼칠 독수리가 참새가 되어있다니. 허나 이제 끝이다.”

천마의 검은 산들바람처럼 장무휘의 목을 향해 날아왔다.
수묵화처럼 아름다운 궤적.
시간이 더 있었다면 그런 아름다운 궤적을 그릴 수 있었을까?
아니,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자신은 태어날 때부터 영약을 물고 나온 명문가의 자제가 아니었으니까.

죽음의 순간.
중원을 피로 물들였으나, 그 무엇보다 아름다움을 간직한 천마의 검로.
그리고 사방에 널린 시체 중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명문정파의 비열함에 대한 분노가 장무휘의 머리를 가득 채웠다.

그리고.
장무휘가 다시 눈을 떴을 땐 멀쩡히 붙어 있는 자신의 양손을 볼 수 있었다.
오 년? 아니면 십 년?
몇 년을 돌아온 건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허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반드시 천마의 검을 넘어설 테고, 마교로부터 중원을 지킬 힘을 얻을 것이다.
더러운 정파 놈들의 것을 빼앗는 한이 있더라도.
작품 회차(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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