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으로 스물 다섯의 붉은 눈을 가진 여인들을 잡아들여라."
제국력 즉위 4년.
그리고 저택의 화제로 부터 5년.
나의 전남편이자 현 황제 데시움 프로텐튬의 피의 숙청이 끝난 시기였다.
"어떻게 하면 사랑해줄 거냐 물었던가. 그럼 그대가 그녀가 되려 노력해봐. 얼굴에 분칠이라도 하면 안아줄 맛이 생길지도 모르지."
음성의 자락이 귓가를 스쳤다.
'그녀가 죽으니, 또 다른 대역이 필요하다는 것인가.'
황궁으로 향하는 마차의 덜컹거림에 몸을 맡기며, 숨을 뱉어냈다. 그 화제 속에서, 나는 과거의 나를 등진 채 도망쳤다. '그녀의 대역.' 은 이미 한번으로 족했으니까.
그런데......
"세리에나... 세리에나 아월라티오..."
엉망이 된 방 안. 포도주 향 가득한 침실에서.
"제발..."
그가 호명하던 이름은, 오로지 나였다.
"폐하의 곁에, 보좌관으로 함께 할수 있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