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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원한 적 없던 것처럼

레넌|
"쓸모없는 것. 우리 집안의 수치다."
"실력도 없는 주제에. 얼른 우리 가문에서 나가지 그래? 널 필요로 할 곳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가족들이 나를 버리고,

"넌 내게 어울리지 않아."

내 약혼자까지 나를 버렸다.

가족과 약혼자 모두에게 버려진 나는, 클레브 대공가에 팔리듯 시집을 가게 되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그들의 심기만 거스르지 말자. 고개는 숙이고, 어떤 일이든 잘못했다고 하면서. 쫓겨나지만 말자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고개 들어. 숙이지 말고."

다정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그대는 우리에게 필요한 존재야."

그에게서 이런 말을 들은 줄은 몰랐다.

"앞으로 보여줘. 너를 무시했던 자들에게. 네가 어떤 사람인지."

내 앞에 펼쳐진 버진로드. 이 길은 괜찮은 걸까. 나, 이곳에서는 버림 받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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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리나. 우리가 잘못했다. 다시 돌아와다오."
"네가 갖고 싶다던 거, 다 사주마. 너를 몰라보고..."
"검에 뛰어나지 않으면 뭐 어때. 다른 게 잘났는데. 이 오라비가 했던 말은 전부 철이 없어서..."


뒤늦게 나를 필요하다는 내 가족들의 말들이 가식적으로 들렸다.

왜 이제 와서? 내가 필요하다고, 돌아와 달라고 말한다.

어쩌지. 이미 늦었는데.

지금껏 날 원한 적 없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리 살아가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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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회차(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