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국 초기, 조선에 유명한 무인이 한명 있었다. 혹자들은 ‘사내답다’, ‘거침없다’, ‘화끈하다’라고 평했지만 대부분은 그를 ‘개 같다’라 평했다. 어떤 의원은 그를 ‘분노조절장애’라는 병에 걸렸다고 했다던가. 칼 들고 살아가는 무인들 속에서 그 지랄 같은 성품을 지키면서 살아남았다는 것은 한 가지로 밖에 설명할 수 없다. 강하다는 것. 그것도 아주 많이.
다만 그 지랄 같은 성품은 사문으로서도 품을 수 없이 커다란 탓에, 스승은 그를 바뀐 왕조의 호위무사로 넣어버렸다. 좋은 선택이었다. 역성혁명의 초기인지라, 그의 성품보다도 실력이 더 돋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제 성품을 못이겨 왕의 눈 밖에 나버린 무인은 결국, 명으로 가는 사신단 호위로 나라에서 내쫒겨나고 말았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풍문으로 전해진 단편적인 소식 몇 가지뿐이었다. 누군가는 사신단을 호위해 가는 길에 요동에서 여진과 크게 싸움이 벌어져 죽었다고도 했고, 혹자는 명의 황제일행을 구했다고도 했고, 또 어떤 이는 그를 명의 황궁에서 보았다고도 했다. 많은 이야기가 돌았지만 그 어떤 것도 확인된 바는 없었다. 그리고 그것이 조선에 전해진 그의 마지막 소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