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델베르트 공작가에서 둘째 도련님의 가정교사로 근무하는 바비에는 하루아침에 달라진 도련님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그녀가 가르치는 둘째 도련님이 아닌 첫째 도련님 때문에. “왜 이제 와? 내가 부른 지 오 분이나 지났잖아.” “아무것도 하지 말고 내 앞에만 있어.” 이상한 고집을 부리더니 아예 자신의 가정교사로 고용해 버렸다. 우리가 같은 아카데미에 다녔다는 걸 잊은 걸까? 왜 자꾸 찾느냐 물으니, “네가 살아 있는 게 내게는 증표라서.” 알아듣지도 못할 소리를 하질 않나. “내게 왜 그랬어? 응? 말해 봐…. 아, 그래. 너는 아직 저지르지 않았지.” 뜬금없는 물음에 스스로 답하고는 상처받은 눈을 하지 않나. ‘…미쳤나?’ 모든 걸 다 가진 줄 알았더니 정신이 회까닥 돌았나 보다. 정신이 나간 첫째 도련님만 어떻게 해결하면 될 줄 알았는데.
“넌 내 거잖아. 저택, 영지, 작위 모든 게 형님 거라도 넌 내 거여야 하잖아.” 평소 다정하고 착하던 메이든 도련님까지 이상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