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알아서 잘 숨어? 내가 퍽이나 널 믿고 ‘그래, 잘 가.’ 할 줄 알았어? 난 너 못 믿어. 이 생활 끝날 때까지 영원히 내 눈 앞에 둬야 안심이 될 것 같단 뜻이야.” 제 곁에 두겠다는 말이 이토록 애정 없이 들릴 수 있을까. 지독한 집착을 담아 말 하는 그의 눈에선 그저 경멸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뭐? 놔, 이 나쁜 자식아! 놓으라고!” “입 다물고 따라와. 또 뒤 밟히기 싫으면. 너랑 난 이제 한 배를 탄 거야. 네가 잡히면 나도 끝장이라고.” 저 남자와 함께하는 모든 순간에 악운이 따르리라. 그는 나의, 나는 그의 악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