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선택을 받은 미래의 성기사, 라시페르. 어느 날, 동급생에게 괴롭힘을 당하다가 고양이 한 마리를 구한다. “이상해. 루시. 네가 나타난 뒤로 좋은 일만 생기는 것 같아.” 어느 날, 라시페르는 달빛을 받은 루시가 인간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발견한다. 발끝까지 흘러내리는 흑단같은 머리칼과 검은 눈동자를 지닌, 매혹적인 몸매를 가진 아주 아름다운 여인으로. “난 무엇이든 할 수 있어, 라시페르.” “네 방해자를 모두 제거하는 일까지도, 무엇이든.” ******
"넌 성기사잖아, 라시페르." "맞습니다. 단 한 번도 신을 의심하거나, 배신한 적 없다고 맹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늘씬한 키, 반듯한 얼굴, 깊어진 눈의 남자는 어느샌가 에레녹스의 키를 넘어서 있었다. 그런 남자가 제게 무릎을 꿇은 채, 그녀의 무릎 위에 입을 맞춘다. "단 한 번도, 당신에게 입을 맞췄던 그 날의 일을 잊을 수 있었던 적 없습니다." 고개를 들어, 마치 눈부신 것을 우러러보듯 에레녹스를 올려다보며 그가 고해했다. "정결의 의무를 거슬러서라도, 당신을 갖고 싶습니다. 에레녹스." "그렇다면 나는 너를 위해, 네 모든 적을 물리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