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었다 깨어나도 널 좋아하는 일은 없을 거야. 세레나.”
남자 주인공인 소꿉친구를 짝사랑한 나머지 그의 사랑을 방해하다가
쓸쓸하게 죽는 엑스트라 세레나 크레시아에 빙의했다.
아니, 짝사랑도 서러운데 비참하게 죽는다고?
그런 엔딩은 용납할 수 없어!
아직 원작이 시작되기 전이니까, 여기서 탈주한다!
“세레나 양은 영 공부에는 흥미가 없어 보이는데…. 갑자기 수석에 도전하는 이유가 무엇이죠?”
“…제 삶을 살기 위해서요.”
정해진 결말을 바꾸기 위해 세레나는 결심했다.
빌어먹을 짝사랑은 갖다 버리고 제대로 된 인생을 살자고.
*
“오랜만이야. 세레나”
“왜 네가 여기에….”
“널 가정교사로 불러들인 게 나니까.”
날카로운 눈매에 오뚝한 코, 날렵한 턱선과 입술 끝을 비트며 웃는 습관까지.
그는 분명 원작의 남자 주인공인 루이제 프레델린이었다.
“나 안 보고 싶었어?”
세레나는 자신을 바라보는 다정한 그의 눈빛과 마주한 순간 깨달았다.
확실히 무언가 잘못되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