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르시아는 당황해하며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런 그의 모습에도 아랑곳 않고 루벨린은 무표정으로 그를 빤히 노려보았다. 테르시아는 서운한 듯 그녀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아가야... 나는 그저 널 돕고 싶었단다..."
"아잇! 또 이럴 때만 아가라고 말하고 불쌍한 척 말하고!"
루벨린의 말에 울상이었던 테르시아가 금세 표정이 바뀌었다. 싫증이 난 것인지 무료한 것인지 무표정인 그의 표정은 루벨린에게 긴장을...
"또또 정색하네. 그만하고 축복 거둬거세요"
"싫다"
"아 쫌!! 거둬가주시라구요!"
***
여덟살이 되던 해 팔려가 듯 결혼한 페로토스 공작가의 루벨린. 그녀의 상대는 저주받은 대공가로 유명한 헤오크라스 대공가였다.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떠날 준비만 하던 날 그녀는 이상한 꿈을 꾼다. 꿈에서 깬 루벨린은 꿈을 잊어버리고 결국 떠나게 된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마물의 습격을 받게 된 루벨린. 거대한 빛이 그녀와 주변을 모두 삼켜버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