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판타지엔 법칙이 하나 있다.
남을 도와주다가 본의 아니게 주요 인물들과 엮이고야 마는 법칙.
그래서 아직 원작을 알기 전, 남주처럼 보이는 사람들과 엮이지 않기 위해 곤경에 처한 남주 후보들을 모른 척했을 뿐인데.
"요즘도 곤경에 처한 사람은 모른 척하고 지나가기 바쁜가?"
"그때 네가 날 도와줬으면 이렇게 혼날 일도 없었을 텐데 말이야."
"우는 사람을 두고 달아나다니. 어릴 적엔 큰 상처로 남았습니다."
어째서인지 남주 후보들의 공공의 적이 되어버렸다.
***
매일 시비만 거는 남주 후보들에게 면역이 생겼을 때였다.
분명 나, 남주 후보들의 공공의 적 아니었나?
"어디로 가려는 건가? 너는 내 옆을 지켜야지."
황태자가 마른 입술을 훑으며 내게 손을 뻗었고,
"제발 그렇게 피하지 좀 마. 내가 널 잡아먹는 것도 아니잖냐."
매일 투덜거리고 신경질을 내던 대공자는 피하지 말라 하소연했으며,
"어린 양처럼 떨고 계시네요. 저들이 두려우시다면 제가 도와드릴게요."
금욕적이어야 할 추기경이 사람을 홀리는 악마처럼 속살거렸다.
아무래도 남주 후보들의 정신이 나간 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