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이상하게 봄만 되면 이러네요"
"매년 봄이면 이렇다는 이야기에요?"
"네.. 겨우내 춥다가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서인지, 아니면 남들이 말하는 계절을 타는 건지 모르겠지만요."
"음.....설레고 그런 기분인건가?"
"설레는건지 우울한건지 잘 모르겠어요 그냥 둥둥 떠다녀요 이 찬란한 계절 위를요"
해인은 감정따윈 눈꼽만큼도 싣지 않은 무뚝뚝한 그의 대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화를 이어나간다.
"올해 봄은 유독 더 한 것 같아요 . 너무 버거울 만큼...?"
"음..위태로워 보이긴 해요. 당장 무슨 일이라도 벌일 사람처럼..."
"무슨 일? 어떤 일을 말하는거에요?"
"행여나 스스로..."
"아, 제가 그렇게까지 위태로워 보였나요? "
발끝부터 정수리까지 달아오르는 기분이 든다. 아무도 들여다보려 애쓰지 않는 내 현재 상태에 대해
저렇게 무미건조하게 툭하고 내던지듯 물어온 질문이 너무 뜨거워서다.
"저는 해인씨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아...저조차 바라지 못하는 제 행복에 대해 관심이 많으시네요?"
"네...저도 그냥 이유는 모르겠는데 그랬으면 좋겠어요."
"시간이 늦었네요. 제가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은 것 같아요 안녕히 주무세요."
"아니에요 저도 즐거웠어요 오늘 해인씨와 나눈 대화들이요."
나누지 말았어야 할 마음을 나눈 대가로 악마가 되어야만 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